12월 23일 수요예배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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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3일 수요예배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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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는 등장하는 ‘야누스’라는 신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어, 한 얼굴은 과거를, 한 얼굴은 미래를 본다고 합니다. 과거와 미래를 다 볼 줄 아는 것을 지혜로 여깁니다. 과거를 보면서 ‘감사’가 나오고, 미래를 보면서 ‘소망’을 품습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의 탄생에 대해서 마태복음은 과거를 보는 눈으로, 누가복음은 미래를 보는 눈으로 이 성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은 유대인을 주된 대상으로 쓰여진 복음서였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믿고 있는 구약성경의 언약이 예수님을 통해 성취되었음을 증거합니다. 즉, ‘과거를 보는 눈’입니다. 마태복음은 1장부터 유대인 전통의 족보, 예수님이 다윗의 자손임을 나타내는 족보로부터 시작해 구약의 예언들이 성취된 것을 전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하나님께서 하신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 1:21에서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하니라’라는 말씀은, 예수님의 이름을 하나님께서 지으셨음을 밝히는 부분입니다.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의 나심은 언약대로 택하신 백성에게 임하신 ‘왕’의 탄생입니다.
  반면에 누가복음은 구약을 모르는 이방인을 위한 복음입니다. 하나님의 택하심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는 이들,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음으로, 그리스도께서 현재에 탄생하심을 통해 구원을 이루심을 ‘깨달으라’ 전하고 있습니다.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오셨기에, 예수님이 탄생하신 순간 그곳을 찾은 것은 동방박사가 아닌 목자들이었습니다.
  누가복음이 연약한 자를 위한 복음인 것은 눅 1:13에서 세례요한의 아버지인 사가랴에게 천사가 나타나는 장면부터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가랴는 ‘내가 이것을 어떻게 알리요 내가 늙고 아내도 나이가 많으니이다’라는 대답으로 의심을 표현합니다. 자식을 낳기에는 늙은 자신의 연약함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천사는 표적으로 그의 연약함을 돕습니다. 그 표적은 ‘말 못하는 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어서 눅 1:38에서는 마리아에게 천사가 예수님의 잉태를 전함에 대해, 마리아가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고 답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역시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이 드러납니다.
  이렇듯 누가복음에서의 성탄은 하나님의 언약과는 거리가 먼 이방인과 죄인을 위해 오신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바로 이방인이고, 연약한 자이기에, 누가복음에 기록된 예수님의 탄생은 바로 우리에게 구원의 소망을 전하는 은혜의 복음입니다. 그러니 이 성탄의 소식 앞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마음은 ‘겸손’밖에 없을 것입니다. 바울은 엡 3:6에서 ‘이는 이방인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상속자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여하는 자가 됨이라’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바로 누가복음에서 전하는 그리스도의 소망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지금도 베들레헴에 있는 예수탄생교회의 문은 순례객이 허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낮다고 합니다. 구원에서 멀었던 이방인들을 위해서도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오심 앞에 우리는 겸손히 경배할 수밖에 없습니다. 겸손과 감사로 성탄을 맞이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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