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복음서마다에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인자(人子)’로 지칭하신 일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자신을 ‘사람의 아들’로 부르심에는 ‘성육신’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신 은혜가 ‘인자’라는 말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각 복음서에서는 이 ‘인자’의 의미를 조금씩 다르게 전하고 있습니다. 어느 것이 옳다기보다 그 모든 의미가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마태복음에서 ‘인자’는 ‘우리와 똑같은 인격을 가지시고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 11:19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비방하는 사람들에 대해 말씀하시며, ‘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말하기를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하니 지혜는 그 행한 일로 인하여 옳다 함을 얻느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먹기를 탐하는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하셨고, 사람들이 멸시하는 세리나 죄인들과 친구처럼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셨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의 삶에 친근하게 다가오시는 인격이신 분으로 오심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 ‘인자’로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은, 이 땅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의 의미와도 연결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 세상 가운데 오셨다는 것은, 그 분이 이루시는 ‘하나님 나라’가 임했다는 것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에서 ‘인자’를 예수님이 인격을 지니신 분임을 나타낸 말로 썼듯이, 마태복음에서 말하는 ‘하나님 나라’ 역시 예수님과의 인격적 만남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세리와 죄인들처럼 예수님을 만나고 그 분과 함께 하는 삶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하나님 나라가 우리 안에 임했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우리의 인격이 예수님의 인격을 닮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 안에 하나님 나라가 성취됨을 나타내는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마가복음에서의 ‘인자’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한 죽음을 이루시기 위해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서는 대신 죽임을 당하는 속죄의 제물이 필요한데, 하나님이신 예수님은 죽으실 수 없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즉, 죽으시기 위해 인간의 몸으로 오신 예수님을 ‘인자’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 죽음은 부활로 이어지지만, 예수님의 ‘인성(人性)’은 결국 십자가와 부활을 이루시기 위함인 것입니다.
이를 통해 마가복음에서 말하는 ‘하나님 나라’를 설명한다면, 바로 ‘죄 사함’입니다. 예수님은 막 2:5에서 중풍병자에게 ‘죄 사함’을 선포하시면서, 죄 사함을 위해 이 땅에 오셨음을 밝히셨습니다. 우리가 죄 사함을 받은 그 마음에 하나님 나라는 임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서 말하는 ‘인자’와 ‘하나님 나라’는 모두 우리에게 그 모든 것을 주시기 위해 예수님을 보내신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고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가 ‘인자’로 오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예수님과의 인격적 만남과 회개를 사모할 때, 그 모든 하나님 나라의 은혜는 우리 안에 이루어집니다. 이 은혜를 생각하시면서, 언제나 우리 안에 거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묵상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