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우리의 믿음이 성숙해짐과 비례하여 나타나게 되는 삶의 증거는 ‘순종’입니다. 우리 삶에 대한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더 많이 인정해갈수록, 같은 삶을 살아도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 부분이 많아지면 순종은 저절로 더 커지고, 세밀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산 믿음’의 증거가 바로 순종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기준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이 ‘순종’은 우리가 스스로의 기준과 의지에 따라 행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벧전 1:2에서 베드로는 ‘곧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이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받은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지어다’라는 인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그는 ‘순종’이 ‘성령이 거룩하게 하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즉, 순종도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우리를 순종으로 이끄시는 것이란 뜻입니다.
우리가 해야할 바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따르는 것이 성령 안에서 행하는 순종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을 초월하여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그대로 행하는 훈련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훈련을 경험하다 보면, 성령께서 이끄시는 순종을 할 때에 어떤 특징이 있는 지를 알 수 있게 되는데, 이를 통해 우리가 성령 안의 순종을 하고 있는 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습니다. 그 특징은 바로 ‘평강’입니다. 벧전 1:2에서 베드로 마지막에 전한 인사는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지어다’입니다. 이 가운데 ‘은혜’란 단어는 당시 그리스도인이 아니어도 일상적인 인사말로 통용되던 표현이었습니다. 그러나 ‘평강’은 오직 그리스도인들만 쓰던 인사입니다. 그만큼 ‘평강’을 귀하게 여겼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순종의 가장 귀한 가치는 이를 통해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사 41:8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나의 종 너 이스라엘아 내가 택한 야곱아 나의 벗 아브라함의 자손아’라고 부르시는 부분이 나옵니다. 사실 이 부르심은 하나님과의 관계, 친밀함을 기준으로 한 관계의 단계를 품고 있습니다. 종, 택한 백성, 벗의 순서대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종’의 상태에서는 순종을 하더라도 억지로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택한 백성’의 경우에도 택함의 은혜에 대한 의무감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벗’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대로 따르기 위한 적극적인 순종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의 친밀함과 사랑을 나누는 순종입니다.
창 18:17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내가 하려는 것을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라고 말씀하십니다. 순종의 길을 걸어온 아브라함을 벗으로 대하시면서 하신 말씀입니다. 요 15:14에서는 예수님께서도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라고 말씀하시며 순종이 주는 은혜를 다시 말씀하십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어떻게 순종할까를 걱정하지만, 하나님은 그 순종마저도 성령 안에서 따를 수 있도록 인도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자랑할 것도 없는 셈입니다. 우리를 친구로 더 가까이 하시기 위해 주시는 이 순종의 믿음을 위해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간구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