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창세기에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이후 계속 이어지는 ‘언약’에 대한 기록을 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계속 인간에게 보호와 축복의 언약을 주시면서 그 약속을 지켜가셨습니다. 그런데 그 언약들이 나타난 것은 인간이 하나님을 가까이 하며 선한 삶을 살았을 때보다는, 하나님을 떠나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주시는 때가 더 많습니다. 오히려 그런 언약을 받을 자격이 없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언약은 전해졌습니다.
창 3:7에서는 선악과를 먹은 인간의 모습에 대해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해 금방 썩어질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고 하나님을 피하는 모습은 지금도 이어지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그런 인간들을 에덴동산에서 내보내시면서도 그 부끄러움을 가릴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창 3:21) 그리고 아우를 살인한 가인에게 죽임을 면하게 하시겠다는 언약을 주심(창 4:15)은, 하나님의 언약이 결코 인간의 선함과 믿음에 대한 보상의 의미가 아니었음을 알게 합니다.
아브라함에게 언약을 주실 때에도 그의 믿음을 보고 부르신 것이 아니었듯이, 창 21:17~18에서는 아브라함에게서 쫓겨난 이스마엘에게까지 언약을 주십니다. ‘하나님이 그 어린 아이의 소리를 들으셨으므로 하나님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하갈을 불러 이르시되 하갈아 무슨 일이냐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님이 저기 있는 아이의 소리를 들으셨나니 일어나 아이를 일으켜 네 손으로 붙들라 그가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하시니라’라는 말씀에는 하나님의 복을 받을 자격이 전혀 없는 이스마엘에게도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당장 광야에서 샘물을 보이시며 그 증거를 주십니다.
결국 하나님의 언약은 내가 그런 은혜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임을 믿는 사람에게 역사합니다. 아브라함은 바로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주신 언약을 믿으며 살아간 대표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창 21:22에서는 아브라함을 주변에서 지켜보았던 아비멜렉이란 왕이 그를 찾아와 ‘네가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시도다’라고 인정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인도 아브라함의 삶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고 계심을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비멜렉과 아브라함은 평화로운 공존을 약속하게 되고, 그 장소를 ‘브엘세바’라고 짓습니다. ‘언약의 우물’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그곳에서 ‘영원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는 하나님의 언약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떠나지 않고 지켜지고 있었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래서 그 언약의 영원 안에서 하나님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약속은 어떤 상황과 우리의 연약함 속에서도 흔들리거나 소멸되지 않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아브라함은 다시 블레셋 땅에서 여러 날을 지냈지만(창 21:34) 언약에 대한 믿음으로 평안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언약이 지닌 힘과 범위를 믿는다면 그런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의 부족함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음을 믿으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