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150편에 이르는 ‘시편’은 그만큼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편은 기본적으로는 하나님을 향한 ‘찬양’의 내용입니다. 시편을 이르는 히브리어 ‘테힐림’은 ‘찬양’의 복수형에 해당하는 말이라는 점만 봐도, ‘시편’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편’은 찬양이면서 동시에 ‘기도’입니다. 시편의 기록자들은 하나님을 향하여 다양한 자기 고백을 있습니다. 그래서 시펀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우리가 하는 기도의 내용이 그 안에 담겨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시편은 ‘찬양’입니다. 시 146~150편은 처음과 마지막을 ‘할렐루야’로 채우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하늘에서 여호와를 찬양하며 높은 데서 그를 찬양할지어다’(시 148:1)라는 말씀처럼 세상의 만물이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찬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순수한 의미 그대로의 ‘찬양’입니다. 우리의 예배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을 향한 찬양으로 채워야 합니다.
그러나 시편의 많은 편 가운데에는 ‘탄원시’, ‘애가(哀歌)시’라 불리는 내용들도 있습니다. 다윗을 비롯한 기록자들은 자신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 하나님을 향해 드리는 ‘부르짖음’의 기도를 시편에 담았습니다. 시 121편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는 제목이 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이 계신 성전을 바라보며 올라가는 마음은, 말 그대로 ‘부르짖음’의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시 121:1에서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라는 고백을 통해, 현실이 아닌, 하나님이 계신 곳을 바라보려는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편은 ‘기도’의 시입니다.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시 121:3)라고 믿음의 고백을 하며 나아가는 기도의 모습을 많은 시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편 시편에는 그 자체로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시들도 있습니다. 신앙에 대해서, 하나님에 대해서 자신이 깨달은 바를 시편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이 시편들을 생각할 때에는 믿음의 고백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시 49:1~3에는 ‘자기의 재물을 의지하고 부유함을 자랑하는 자는 아무도 자기의 형제를 구원하지 못하며 그를 위한 속전을 하나님께 바치지도 못할 것은 그들의 생명을 속량하는 값이 너무 엄청나서 영원히 마련하지 못할 것임이니라’라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 대신 물질에 매인 인생에 나타나는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질적 부유함만으로는 영혼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일에 아무 도움도 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전하면서 ‘그가 영원히 살아서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인가’(시 49:9)라는 인생의 물음을 던지는 것입니다.
이 깨달음은 ‘사람이 치부하여 그의 집의 영광이 더할 때에 너는 두려워하지 말지어다’(시 49:16)라는 실질적 가르침에 이어 ‘존귀하나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멸망하는 짐승 같도다’(시 49:20)라는 무거운 교훈으로 이어집니다.
성도 여러분, 시편은 화려한 수사의 나열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때에 가져야할 찬양과 기도와 깨달음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과의 만남 속에 우리가 경험하는 은혜의 모습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이 모습 그대로 나아가면서 시편과 같은 은혜를 고루 누리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