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수요예배 말씀
고전 4장의 내용을 보면,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서 나타난 자신에 대한 의심과 비방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서 세운 교회에서 사도로서의 권위와 능력에 대해 비방하는 소리가 있다는 것은 바울에게도 큰 괴로움과 실망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바울은 ‘너희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판단 받는 것이 내게는 매우 작은 일이라 나도 나를 판단하지 아니하노니’(고전 4:3)라고 말합니다. 다른 이들의 판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생각과 함께,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판단하지 않겠다는 고백은 자신이 하는 일이 사람에게 속한 것이 아님을 믿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타인에게 인간적으로 느끼게 되는 모든 감정에 매이지 않고, 자기 자신에 대한 판단까지도 내려놓을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바울은 그 판단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내가 자책할 아무 것도 깨닫지 못하나 이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지 못하노라 다만 나를 심판하실 이는 주시니라’(고전 4:4)라는 말씀 속에는 자존심이 아닌, 믿음으로 그 상황을 극복하고 있는 바울의 신앙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자신에 대한 비방의 문제를 서신에서 적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고린도 교회의 사람들에 대한 비난이나, 자신에 대해 전해지는 이야기에 대한 해명을 위한 언급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은 고4:14에서 ‘내가 너희를 부끄럽게 하려고 이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내 사랑하는 자녀 같이 권하려 하는 것이라’라고 말합니다. 오직 고린도 교회가 비방하고 판단하는 죄에서 벗어나, 온전히 하나님만을 섬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들을 일깨우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판단하지 말 것을 가르칩니다.
바울은 고전 4:15~16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버지는 많지 아니하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내가 복음으로써 너희를 낳았음이라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권하노니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라고 말합니다. 그가 자신을 향한 비방의 소식을 들으면서도 계속 권면할 수 있었던 것은 복음 안에서 그들을 만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을 아버지와 같다고 말한 것은, 가르침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고린도의 성도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하게 성숙해갈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본받으라’는 말은 대단한 자신감의 표현 같지만, 바울은 자신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판단과 비방에 대한 감정들을 이겨냈듯이, 성도들도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바라보며 판단의 죄악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을 한 것입니다.
고전 4:19~20에서는 ‘주께서 허락하시면 내가 너희에게 속히 나아가서 교만한 자들의 말이 아니라 오직 그 능력을 알아보겠으니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라는 인사를 전합니다. 더 이상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나는 복음의 능력, 그 열매를 보고 분별하기를 바라는 표현입니다. 복음은 말이 아닌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많은 판단을 접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바울의 권면처럼 교회 가운데 판단의 유일한 주권은 하나님께만 있습니다. 오직 성령 안에서 하나 되어 복음의 능력을 행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