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6월 3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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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시기 전. 예수님이 보이신 가장 낮은 모습은 요 13:5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실 때였습니다. 본래 누군가의 발을 씻긴다는 것은 ‘종’의 신분에 있는 사람의 할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로 돌아가실 때가 가까운 것을 아신(요 13:3) 예수님이 보이신 모습은, 무릎을 꿇고 앉아 제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발을 정성껏 씻기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바라보아야할 예수님의 모습은 그렇게 제자들에게 각인되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께 순종하시며 종의 모습을 보이셨고, 그런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점을 나타내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모든 순간마다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지내신 시간이었습니다. 요 5:19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들이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보지 않고는 아무 것도 스스로 할 수 없나니 아버지께서 행하시는 그것을 아들도 그와 같이 행하느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늘 하나님 아버지를 보고 계셨고,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일도 하지 않으셨다는 그 말씀은, 예수님께서 온전히 하나님 안에 계심을 나타내시는 가장 완벽한 표현이었습니다. 

  물론 예수님은 삼위일체의 한 분이시기에 하나님과 성령님과 따로 동떨어지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것은 그 삼위일체의 관계가 복잡한 존재론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랑으로 서로 바라보는 인격적인 관계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셨고,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을 바라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그렇게 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런 예수님께서 유일하게 하나님으로부터 단절되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시던 때입니다. 마 27:46에서 예수님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소리치십니다. 언제나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 속에 계시던 분에게 하나님으로부터 단절된 순간만큼 큰 괴로움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바로 그 단절을 통해 우리의 죄를 사하시는 구원의 길을 여셨고, 우리를 그 사랑의 관계 안으로 부르신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 안에 있고, 그분이 우리 안에 계시다는 것은 추상적인 미사여구의 표현이 아닙니다. 삼위일체께서 그러하시듯, 우리가 하나님만을 바라보면서 사는 삶으로 변화되게 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사는 삶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야곱이 형 에서를 만난 이후에도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다시 벧엘로 올라가라 명하십니다.(창 35:1) 믿음이 있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하나님이 아닌 세상의 것들을 바라보던 그에게 남은 우상들을 그곳에 버렸을 때, 비로소 야곱은 하나님만을 온전히 바라보는 삶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가 아무리 하나님의 일을 많이 한다고 하여도, 그 사랑의 관계 속에 있지 않다면, 두려움과 자책의 마음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관계의 증거는 사랑과 평안입니다. 주님 안에서 늘 이 사랑의 관계를 체험하며 사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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