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시편 80편의 제목에는 ‘소산님에돗’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이것은 ‘백합화의 노래’라는 의미입니다. 백합이 겉은 화려하지만, 속에서 나타나는 향기는 좋지 못한 것처럼, 우리 역시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달리 내면에서는 두려움과 염려가 깊이 자리잡고 있음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편 80편은 하나님 앞에 그런 절박한 마음으로 구원을 청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시 80:5~6에서 ‘주께서 그들에게 눈물의 양식을 먹이시며 많은 눈물을 마시게 하셨나이다 우리를 우리 이웃에게 다툼 거리가 되게 하시니 우리 원수들이 서로 비웃나이다’라는 것은 시편의 기자가 처한 상황을 그대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시편 기자는 시 80:8~까지의 고백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원해내신 이후부터 하나님의 백향목처럼 번성케 하신 과거의 일들을 돌이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평안한 날이 어느덧 지나고, 하나님의 보호의 담이 허물어진 듯한 상황이 생깁니다.(시 80:12) 그렇기 때문에 기도는 하나님의 구원을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주의 오른쪽에 있는 자 곧 주를 위하여 힘있게 하신 인자에게 주의 손을 얹으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주에게서 물러가지 아니하오리니 우리를 소생하게 하소서 우리가 주의 이름을 부르리이다’라는 말씀에는 주의 이름을 부름을 통해 하나님의 안식을 구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삶의 어려움들은 세상에 속한 것들에 매였던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향하게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 세상의 것들에 정착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나그네’라고 표현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하늘의 본향을 향하여 여행하는 나그네인 셈입니다. 시 39:12에서도 ‘여호와여 나의 기도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소서 내가 눈물 흘릴 때에 잠잠하지 마옵소서 나는 주와 함께 있는 나그네이며 나의 모든 조상들처럼 떠도나이다’라는 고백으로 자신의 존재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장소를 떠도는 여행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여가는 여행’입니다. 중세의 순례자들은 거룩한 성 예루살렘을 향하는 여행을 했지만, 우리는 삶의 거룩함을 향해 가는 마음의 여행을 하는 것입니다. 같은 상황을 보아도 마음이 변화되고, 눈이 변화되는 삶이야말로 하나님 나라를 향해 가는 나그네의 삶입니다.
벧전 1:14~15에서는 ‘사욕을 본받지 말고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는 것을 삶의 본분으로 권면하고 있습니다. 벧전 2:11에서도 ‘사랑하는 자들아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라는 말씀을 통해 나그네인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것들에 매인 삶 속에서 평안하다 여겨질 때, 우리는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세속의 욕구를 채우는 것으로 인한 평안이 아닌,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으로 나아가기 위한 마음의 여행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자의 여행에 하나님은 늘 평안으로 응답하실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바울은 고전 10:31에서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라고 가르쳤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유업이 하늘에 있음(벧전 1:4)을 기억하시면서, 오늘도 하나님이 부르시는 순례자의 길에 순종하며 나아가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