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사도 베드로가 쓴 ‘베드로전,후서’는 전도를 위한 서신이라기보다는, 고난을 겪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서신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서 이 말씀 속에는 시련을 당한 그리스도인들을 권면하는 내용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핍박을 피해 여러 지역으로 흩어져 나그네와 같이 살고 있었고(벧전 1:1), 거룩한 삶을 사모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이들에게 지금 겪고 있는 고난이 거룩한 삶을 이루는 과정임을 알리며 위로와 격려를 보냅니다.
벧전 2:1에서 베드로는 성도들에게 ‘그러므로 모든 악독과 모든 기만과 외식과 시기와 모든 비방하는 말을 버리고’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그들이 저지른 죄를 질책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이 구절에 쓰인 ‘버리고’는 ‘벗어 버리다’로 쓰이면서, 이미 그 죄의 상태에서 벗어나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이 서신을 받은 성도들은 마음의 죄를 회개하기 위해 오랫동안 힘써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베드로는 그렇게 거룩한 신앙 생활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성도들에게 ‘갓난 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그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벧전 2:2)라고 권면하고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베드로가 말한 ‘신령한 젖’은 하나님의 말씀을 의미합니다. ‘신령함’은 헬라어로 ‘로기코스(λοϥικὀς)’가 쓰이는데, 롬 12:1에서 쓰인 바대로 영적인 것을 의미하면서, 말씀을 의미하는 ‘로고스’와도 통하는 말입니다. 즉,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는 권면은 성도들이 말씀 안에서 모든 생활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성도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격려의 핵심은 ‘사람에게는 버린 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 돌이신 예수께 나아가 너희도 산 돌 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벧전 2:4~5)라는 말씀에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산 돌’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도들, 바로 우리에게도 ‘산 돌’같이 되라고 합니다.
이 표현은 예수님께 ‘반석(베드로)’이란 이름을 받았던 베드로였기에 그 의미가 특별할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께 그 이름을 받은 후, 예수님이 어떤 모습으로 십자가와 부활의 길을 가셨는지를 보았습니다. 고난 가운데 변함없이 하나님이 맡기신 길을 가시면서 믿는 이들의 진정한 반석이 되신 예수님을 가리켜 그는 ‘살아있는 반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살아계셔서 모든 믿는 자들의 거룩함에 본이 되신 예수님을 바라보는 사람은 ‘신령한 집’, 곧 거룩한 삶을 이루게 될 거라는 듯입니다. 그는 이런 삶의 특징을 가리켜 ‘사람에게는 버림을 받음’과 ‘하나님께는 택함을 입음’의 두 가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사람으로부터 버림받는 고난이 있다면, 그것 역시 거룩함을 이루는 과정으로 믿어야 합니다. 거기에는 하나님의 택하심이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성도 여러분, 예수님처럼 베드로 역시 고난의 삶을 살았고, 순교했습니다. 그런 그가 깨달은 것은 자신이 ‘반석’이기보다, 예수님이야말로 고난 중에 바라보아야할 ‘산 돌’이시라는 것입니다. 삶의 어려운 순간마다, 그 모든 일들을 거룩함의 길로 바꾸게 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