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열왕기상이 엘리야를 중심으로 기록되었다면 열왕기하는 엘리사의 행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왕하 2장에는 하나님께서 엘리야를 하늘로 올리시면서, 그의 소명과 능력을 엘리사에게 계승하게 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것은 단순한 직분의 인계가 아니라,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가 이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열왕기상에 기록된 엘리야의 역사는 많은 이적을 일으키는 능력뿐 아니라, 타락한 왕조를 향해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시련이 함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선지자의 직분을 이어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배움에 의한 전수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왕하 2장에는 엘리사가 어떻게 그 능력을 이어받았는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왕하 2:1에서 엘리야는 그동안 활동하던 길갈을 떠나 벧엘로 향합니다. 그리고 엘리사가 그를 따릅니다. 왕하 2:3에는 다른 제자들이 ‘여호와께서 오늘 당신의 선생을 당신의 머리 위로 데려가실 줄을 아시나이까’라고 엘리사에게 말하며 엘리야가 하늘로 올라가게 된 상황을 불안함으로만 바라보고 있던 상황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엘리사는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과 당신의 영혼이 살아 있음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가 당신을 떠나지 아니하겠나이다’라고 거듭 말하며, 엘리야를 떠나지 않습니다. 엘리사는 절박한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본디 농부였던 자신이 엘리야에게 부름을 받기는 했지만, 선지자로서 얼마나 부족한 존재인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엘리야에게 함께 하셨던 하나님이 자신에게도 함께 하시기를 바라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엘리야가 마지막으로 보인 이적은 강물을 가르는 것이었습니다. 왕하 2:8에서 ‘엘리야가 겉옷을 가지고 말아 물을 치매 물이 이리 저리 갈라지고 두 사람이 마른 땅 위로 건너더라’라는 내용을 보면, 모세와 여호수아 때에 홍해와 요단강 물을 건너게 하신 하나님의 능력이 엘리야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통해 깨닫게 하시려는 것은,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이 역사는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믿는 자들을 통해 계속 일어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그 능력은 계속 나타나는 것입니다.
왕하 2:9에서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물었을 때에 그는 ‘당신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갑절이나 내게 있게 하소서’라고 답합니다. 이 대답은 더 큰 능력에 대한 욕심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선지자로 살아갈 시대는 엘리야의 때보다 더 큰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고, 자신은 부족한 존재인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 큰 능력이 필요함을 겸손히 고백한 것입니다. 선지자로서의 부담감 속에 하나님의 전적인 도우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엘리야가 승천한 후, 엘리사는 엘리야와 똑같이 물을 가르는 것으로 하나님이 주신 능력을 드러냅니다. 왕하 2:9의 영어 성경은 다른 제자들이 ‘엘리사에게조차도’라고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하나님은 부족하지만 하나님의 역사가 계속 이어질 것을 믿는 이를 통해 그 역사를 이어가게 하셨습니다.
성도 여러분, 성경에 기록된 모든 역사는 지금도 믿는 이들을 통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려운 세대에 처할지라도 하나님의 함께 하심이 계속 우리 가운데 이어질 것을 믿고 간구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