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어떤 이는 기도가 쉽다고 하고, 어떤 이는 어렵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의미들을 설명할 수 있겠지만, 기도가 어렵다고 할 수 있는 데에는 기도에 쏟는 힘의 문제가 그 이유만은 아닙니다. 기도를 드린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나를 죽이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깨닫는 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마 6:33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의 나라’, 곧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바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왕으로 모든 주권을 가지시고 뜻대로 행하시는 상태를 ‘하나님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 나라’를 구한다는 것은 내가 주도하던 모든 권리를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도록 내어드리는 것입니다. 모든 생각과 계획을 버리는 것, 그것은 자기 자신을 죽이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이 기도 가운데 있기에 기도는 어려운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막 10:24에서도 ‘하나님 나라’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어린 아이과 같이 되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어린 아이’는 자기 스스로의 생각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주관을 고집하지 않고 어른의 말을 그대로 따를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통치하심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간구해야할지를 알리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이루시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버리셨습니다. 요 8:26에서 ‘내가 너희에게 대하여 말하고 판단할 것이 많으나 나를 보내신 이가 참되시매 내가 그에게 들은 그것을 세상에 말하노라’라고 하신 말씀을 보면, 예수님 스스로의 말과 판단을 하지 않으시고, 오직 하나님께 들은 것, 즉 말씀으로만 전하셨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요 8:28에서도 ‘너희가 인자를 든 후에 내가 그인 줄을 알고 또 내가 스스로 아무 것도 하지 아니하고 오직 아버지께서 가르치신 대로 이런 것을 말하는 줄도 알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가진 생각들을 내려놓기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요 8:38에서 ‘나는 내 아버지에게서 본 것을 말하고 너희는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을 행하느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을 아비로 여기고 따르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그것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모든 가치가 우리의 아비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할 때에 ‘회개의 기도’ 없이 나아갈 수 없는 것은 회개를 통해서만이 우리를 이끄는 그 모든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마 6:33의 말씀을 하신 이유는 마 6:25~32까지 ‘염려’에 대한 가르침을 전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힘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달으면 많은 고민이 필요없습니다. 더 나아가 하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아신다는 것을 믿으면 염려는 사라지게 됩니다.(마 6:32)
성도 여러분, 기도는 우리가 하나님께 무엇을 얻기 위한 요구의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통해 일하시도록 나를 비우는 방법입니다. 모든 염려를 회개하면서 하나님께 자리를 내어드릴 때, 창 2:38의 약속대로 우릴 통해 세상을 다스리게 하시는 은혜를 체험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