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11월 6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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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후 13:1~10에서 바울은 서신을 마치면서 인사에 앞선 마지막 권면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절에는 ‘전에 죄 지은 자들과 그 남은 모든 사람에게 미리 말하노니 내가 다시 가면 용서하지 아니하리라’라고 강한 어조로 말합니다. 1절에서 ‘두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확정하리라’라고 말한 것을 보면, 고린도 교회의 누군가에 대해 매우 억울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사실 당시 고린도에서는 바울의 사도 자격에 대해 비방하고 모함하는 이야기들이 돌고 있었습니다. 3절에서 ‘이는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서 말씀하시는 증거를 너희가 구함이니’라고 말한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전심을 다하여 선교한 곳에서 사도로 택함을 받은 증거를 대라는 요구를 들었을 때의 바울의 심정은 너무도 참담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러나 바울은 이 일에 대해서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모든 것을 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사도인 증거일 것입니다.
  고후 10:10의 ‘그들의 말이 그의 편지들은 무게가 있고 힘이 있으나 그가 몸으로 대할 때는 약하고 그 말도 시원하지 않다 하니’라는 부분을 통해 바울이 들은 비방의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이런 비방에 대해 끝까지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는 말을 교회에 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바울이 자신을 사도로 택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권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후 11:5에서 ‘나는 지극히 크다는 사도들보다 부족한 것이 조금도 없는 줄로 생각하노라’라는 말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자신을 낮춰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건 사람의 인격으로서의 ‘겸손’을 보이고자 함이 아니었습니다. 고전 13:4에서 ‘그리스도께서 약하심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셨으나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 계시니 우리도 그 안에서 약하나 너희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와 함께 살리라’라고 말함과 같이, ‘그리스도의 약하심’을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바울은 그 순간에 ‘너희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다는 사실에 대한 믿음을 확증하라’는 말씀(고후 13:5)으로 예수님의 약하심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후 12:9~10에서는 자신이 깨달은 ‘약함’의 능력을 간증합니다. 이전에 자신에게 있던 육체의 가시로 인한 약함에서 벗어나게 해주실 것을 간구할 때에 받은 응답을 전하면서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이어서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라고 자신의 깨달음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모든 비방도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무엇보다도 바울은 자신을 비방하는 사람들 안에도 주님이 거하신다는 사실을 믿었습니다. 우리가 누구에게 섭섭한 감정을 가진다 해도, 그의 안에도 내가 사랑하는 예수님이 계신다면 그를 어찌 미워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를 향한 억울한 비난도, 멸시도 그리스도의 능력을 이루는 ‘약함’의 계시임을 기억하시면서, 모든 원망에서 벗어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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