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9월 18일 금요심야예배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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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15:2에서 빌라도의 뜰에 서신 예수님은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라는 물음에 “네 말이 옳도다”라고 답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말 느낌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원래의 의미로는, 빌라도가 “네까짓게 유대인의 왕이냐?”라고 묻고 있으며, 예수님은 그 말에 당당하게 답하시지 않으신 것입니다. 다시 빌라도의 “아무 대답도 없느냐 그들이 얼마나 많은 것으로 너를 고발하는가 보라”라는 말에도 예수님은 더 이상 아무 말씀도 없으십니다.(막 15:5) 이런 예수님의 반응에 빌라도는 ‘놀랍게 여기더라’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반응은 이상하게 여김에 이은 경탄의 모습입니다. 아무런 능력도 없는 듯이 침묵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그리스도인에게도 있어야 하는 모습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빌라도에게 가기 전 막 14:61에서는 대제사장들 앞에서 침묵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라는 질문에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라고 답하십니다. 결국 이 말씀으로 대제사장들은 예수님을 죽일 빌미를 얻게 되지만, 억울한 고난 앞에 침묵하시면서도 자신이 그리스도이심을 부인하지 않으시는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닮아가야할 모습인 것입니다. 분명 예수님의 침묵은 무능과 약함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이런 모습은 이사야서에서도 이미 표현이 되고 있습니다. ‘전에는 그의 모양이 타인보다 상하였고 그의 모습이 사람들보다 상하였으므로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하여 놀랐거니와 그가 나라들을 놀라게 할 것이며 왕들은 그로 말미암아 그들의 입을 봉하리니 이는 그들이 아직 그들에게 전파되지 아니한 것을 볼 것이요 아직 듣지 못한 것을 깨달을 것임이라’(사 52:14~15)라는 말씀은 빌라도의 뜰에 서신 예수님의 모습을 그대로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침묵이 결국 모든 강한 자들을 놀라게 할 것임을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능력임을 믿어야 합니다. 성령의 능력은 언제나 강함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막 13:11에서 예수님은 핍박 당할 때에 함께 하시는 성령님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복음을 전하면서 겪는 고난 속에 성령님의 능력은 그리스도인들을 견디게 하시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능력의 뒤에는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는 믿음이 있습니다. 요 18:36~37에서는 예수님이 빌라도에게 하신 말씀이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였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의 모든 권세와 관계 속에서 승리할 수 있는 ‘침묵의 능력’은, 우리의 기쁨과 소망이 예수님과 함께 있는 것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바울은 엡 6:12~14에서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겪는 싸움의 본질을 알 때에, 비로소 그리스도의 능력을 기쁨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십자가의 능력으로 승리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게 훈련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약할 때에 성령님을 의지하면, 분명 주님은 우리가 그 승리를 이루도록 도우실 것입니다. 예수님의 침묵을 기억하시면서 이 세상 권세와의 싸움 속에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승리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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